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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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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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원작을 모르며 심지어 광고를 보지도 못하여 등장배우들이 누구인지도 제대로모른채 영화를 관람 하게 되었다.

영화는 상영 내내 한국의 자연 풍경들을 사계절의 자연스러운 색채로  담아 내었으며 주인공 혜원과 엄마가 자급자족해서 만드는 많은 요리들은  '집밥'의 강한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요소들로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릴 때마다 휴식이라는 시간을 준다.

남자친구와 함께 도전 한 임용고시에서 혼자 쓴 고비를 마신 주인공 혜원은 경쟁이 일과가 되는 도시의 일상을 남겨두고 엄마와 단둘이 지내던 고향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혜원의 무덤덤한 나레이션으로 시작을 알리며 그녀는 단지 "배가 고파서..."  엄마도  떠나 버린 한 겨울의 온기 빠진 집으로 돌아와 불을 지피고 앞 마당 텃밭 추위속에서 겨우 살아 남은 배추로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도시에서의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운다.

헤원이 도시에서의 인스턴트 음식으로 굷주린 배를 치우기만 급급 했다면 집으로 돌아와서  온전히 혜원을 위해 만드는 음식 속에는 항상 그리운 엄마의 모습이 회상 되어 그녀가 얼마나 집이 그리웠는지 엄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그녀를 단단하게 성장하게 하는 지를 가늠 할 수 있다.

봄 양배추로 만든 '양배추 샌드위치', 친구 은숙과 화해 하기 위해 만든 다소 생소한 '크램 브륄레' , 가을산 햇밤으로 만든 '밤조림', 겨울배추 로 만든 수제비와 달큰한 배추전 그리고 색이 고운 '사색 시루떡' 보기에도 아까운 '아카시아꽃 튀김' 과 좋은 친구들이 생각 나는 누룩을 빚어 만든 '막걸리' ...영화는 지속적으로 오감을 자극하며 우리의 단단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의 시간으로 돌려 놓는다.

겨울만 지내고 금방 돌아가겠다던 혜원은 어느새 계절을 돌아 봄, 여름 , 가을, 겨울의... 영화 속 자연풍경과 어우려져 있다. 무엇보다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된 혜원은 완전히 고향으로 돌아 오고자 한다.
 
도시생활에 지친 혜원은 귀향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고 언젠가는 그녀 곁으로 돌아 온다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서로를 덤덤하게 보듬어 주며 청춘이라는 아픔을 함께 안고 살아 가는 친구들의 존재를 통하여 삶에 있어 한층 더 성숙하게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저마다의 <리틀 포레스트>의 의미를 가진 무엇인가 존재 할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혜원은 고향의 집(엄마와 친구들이 존재 하는 고향)이 그녀 만의 '작은 숲' 이 혜원이라는 사람을 이루는 자양분의 원천 이듯이... 나 역시 영화를 보며 나만의 '작은 숲'은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때론 아름다운 자연이 존재하는 곳 이거나 의미 있는 사물이 될 수 도 있고 때론 그리운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

흔히 얘기 하는 질풍노도의 아픈 청춘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아플 수 도 없는 마흔을 지나 때때로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 위로 받으며 살아간다. 언제든지 '작은 숲'을 향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조금 천천히 간다고 조금 다르게 간다고 조급해 하지 않기를 나 자신에게 다짐을 해본다.

기다려, 기다릴 줄 알아야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맛 볼 수 있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중 혜원의 엄마가 하는말-

영화 '리틀 포레스트' 공식예고편

바다지기
바다지기

다시 학교 교정을 새롭게 걷는 늦깎이 새내기로 배움에 대한 도전과 용기를 낸 내자신을 응원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배움의 즐거운 가치와 소소한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한다.